2주전부터 6월14일 밤에 무박으로 공룡을 찾아가기로하고 계속 날씨만 봐왔다 보면 볼때마다 비 예보는 없었고 항상 맑음 표시만 돼있었다 제발 그때까지 이 예보가 틀리지않길 바라며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드디어 6월14일이 됐다 역시나 오늘밤 예보는 날씨가 좋고 월요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데 이번 장마는 중부지방부터 시작될거라고 한다 날짜한번 제대로 잡았다 예매해둔 23시01분 속초행 심야버스를 타고 속초터미널에 내리니 딱 두시간 걸려 01시 04분이 된다 일단 택시타고 해장국집까지 가서 속을 채우고 다시 그아저씨 택시타고 설악동 소공원가니 딱 두시다 이 밤중에 신흥사탐밤료라고 3500원을 내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 직원한테 사람들 많이 올라갔느냐 물으니 약 100여명이 올가갔다고 한다 비선대 오르는길 날씨가 좋다고 했었는데 땅이 촉촉히 젖어있다 나무에 맺혀있던 물발울이 가끔씩 머리에 얼굴에 떨어지는데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이 총총하다 언제 비가 왔었지생각하며 캄캄한 밤길을 랜턴하나 비추고 올라간다
산행일;2013.06.15 02;00~14;00
산행코스;소공원~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무너미고개~천불동계곡~소공원
누구와;나 혼자
02시 정각에 산행을 시작한다 언제 비가 왔었는지 비선대 오름길의 숲이 촉촉히 살아있다 잠 안자고 걷는 피곤한 몸에 숲냄새가 배인다
한참을 혼자 걷는 산길이었는데 저 앞에 랜턴빛이 아른거린다 저항령계곡의 다리를 건널때쯤 소곤소곤 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랜턴빛 두개가 내 뒤를 따른다 조금 무서웠었는데 앞뒤에 산객이 있으니 무서움증은 없어지고 피곤했던 몸도 어느정도 풀어진다 오늘은 넘기 힘든 공룡코스라 절대 서둘지말자 몇번을 다짐하며 천천히 걷는다 50분만에 비선대에 도착하고 천불동계곡으로 갈까 마등령으로 바로오를까 잠시 고민하다가 금강굴쪽으로 랜턴빛이 아른거려 마등령으로 치고 올라가기로 맘 고쳐먹는다 조금도 평지길이 없는 오로지 올라가야만 하는 마등령길 2년전 비 맞으며 이곳 비선대에서 마등령으로 올랐었을때는 공룡을 넘기도 전에 이미 몸이 지쳐있었다 그때의 기억에 이번에는 천불동을 먼저 들어가 공룡을 넘을까 했는데 이번에도 그냥 마등령을 치고 오른다
금강굴로 들어가는 갈림길에 이르자 여기저기에 랜턴빛이 보이고 웅성웅성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오늘 제법 많은 사람들이 공룡을 넘는가 보다 금강굴전망데크에서도 전망이 아주 좋고 금강굴에서의 기도발이 아주 좋다고한다 계속되는 오름길로 소공원출발 2시간20분걸려 마등령과 비선대의 중간지점에 도착한다 아직도 마등령오름길은 어둠에 쌓여있다
무박산행이지만 이곳 마등령오름길은 길이 뚜렷해 어둠속에서도 랜턴하나면 충분히 길잃을 염려없이 무난히 마등령까지 오름할수 있다 4시40분쯤 되니 어둠이 걷히기 시작해 랜턴없이도 산길을 오를수 있었고 4시50분쯤 세존봉을 지날때는 이미 일출이 시작된다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면서 신비의 설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05시15분
05시17분 마등령오름길 세존봉뒤로 이미 해가 솟아올라 싸늘했던 밤공기가 서서히 데워지기 시작하고 깊은 설악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또 다른 감흥을 일으킨다 상쾌한 새벽공기가 깊숙히 들어와 몸속 노폐물을 정화시켜준다 아~~이 맛에 새벽 산을 찾는것이 아닐까
마등령 막판 오름길인 나무데크계단~~ 이 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마등령정상이 나타난다
05시25분 드디어 마등령정상에 오른다 소공원을 출발한지 3시간25분이 걸렸다 이미 올라와 쉬고 있는 산객이 여러분 있고 아침식사준비를 하고 있거나 식사를 하시는 산객들이다
마등령에서 보는 화채봉쪽으로의 조망인데 아직은 안개에 쌓여 희미하지만 신비감이 느껴진다 아직은 배고픔이 참을만해서 간단한 간식으로 대신하고 전망좋은 공룡릉에서 아침을 먹기로 한다
5시35분~~오세암과 공룡릉으로 들어서는 마등령삼거리
삼거리를 지나 잠깐의 너덜지대를 통과하고 본격적인 공룡의 등줄기를 걷는다 공룡능선~~공룡능선은 뽀족한 봉우리들이 능선을 타고 솟아오른 모습이 마치 공룡의 등뼈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토록 그립고 두렵고 설레던 공룡능선을 타고 있다, 4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공룡능선의 길은 세 개의 주 봉우리를 넘나드는 어려운 길이다. 이 힘든 길을 걷는 이유는 설악산의 가장 장엄한 풍광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룡능선의 길은 좁고, 경사도 심하고 바위가 많아서 힘들다. 때로는 설치된 밧줄을 잡고 기어오르듯 가고,끝없이 이어지는 내리막을 가야하기도 한다 게다가 토사유실이 심해 돌을 깔아놓은 일부구간은 지루함과 함께 체력소모를 가중시켜 더욱 힘들게 하기도 한다
마등령을 지나 공룡으로 접어들면서 처음 만나는 나한봉을 지나서 뒤돌아본 풍경이다
6시23분 마등령에서 1,1km지점도착 마등령정상에서 한시간이 소요됐다
공룡릉을 걷노라면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이 시종일관 시야를 벗어나지 않아 등산의 묘미를 더해준다
공룡능선길은 날등을 걷는게 아니라 이렇게 암봉밑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걷게 된다
계속되는 공룡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 자꾸만 주저앉아 넋놓고 감상한다 1275봉의 긴 오르막전 전망좋고 바람이 잦은곳에서 약 20분간 아침밥을 먹고 출발한다
8시17분 긴 오르막을 오르고서야 만나는 1275봉 안부~~이곳에서 바윗길을 따라 1275봉 정상에 오를수가 있다 안전시설이 없어서 나는 포기했지만 이곳 안부에서 보는 공룡의 아름다움도 아주 좋다 실컷 조망을 즐기며 30여분 쉬어간다
희운각방향에서 1275봉의 긴 오르막을 오르는 산객들
1275봉의 위용
이 공룡능선을 걸을때 샘터가 두어군데 있는데 모두 말라있어 마실수가 없었다
1275봉 고갯마루에 올라서 본 왼쪽 암릉. 마치 누군가 끼워놓은 듯한 바위가 기이하다.
9시54분~~1275봉의 안부에서 긴 내리막을 내려와 또 다시 몇개의 오르내림을 반복하고서 만나는 신선봉~~ 그동안의 모든 수고를 잊을만한 대자연의 풍광에 압도당한다. 아무 말도 나오지 않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감동을 얻는다. 그저 느낌표 하나만이 떠오를 뿐이었다 사진사들이 이곳에서 진을 치고 기다렸다가 황홀한 풍경을 담아간다고 한다
공룡능선 5㎞ 구간을 한 판의 직사각형 공간에 함축시켜 놓은 광경, 그것도 신선한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는 하얀 암봉군들은 어제도 없었고 분명 오늘 이 순간만 가능한 살아 있는 풍경이다.새벽에 시작한 마등령오름길의 세존봉과 마등령이 희미하게 보여지고 뾰족한 1275봉과 햇빛을 받아 눈부신 범봉이 힘들었던 공룡능 구간을 맘껏 위로해준다
10시31분 무너미고개~~1275봉에서 신선대북쪽 안부까지는 내리막과 오르막의 연속으로 기운을 빼내지만 이후로는 신선봉 사면을 가로지르거나 내리막으로 이어져 이곳 무너미고개까지 이어져 무난히 올수 있다 순전히 공룡구간만 5시간이 걸린셈이다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한다
아름다운 천불동계곡을 감상하며 긴 내리막을 걸어 비선대를 지나 이곳 소공원에 오니 꼬박 12시간이 걸린다 시내버스타고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강남터미널오는 버스로 귀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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