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봉
소금강계곡의 단풍이 그리워 길을 떠난다
20년도 훨씬 더 전 동아출판사근무시절 일은 힘들고 노는날은 적고 쉬는날 별 취미도없이 딱히할게없어
등산반에 가입하여 한달에 한두번 산행을 했다 어느해인가 10월9일 1박2일 산행이있어 따라갔던 산이 동대산
진고개 노인봉 소금강계곡이었다 진고개산장에서 1박을 하며 겁도없이 많은술을 마시고 여벌옷도 준비없이
갔던터라 엄청난 추위에 몸서리쳤고 그다음날 밤새 마신술때문에 긴 산행길에 거의 초죽음이됐었다
그후 결혼을하고 새식시였었던 와이프를 구경시킬겸 여행삼아 만물상을 찾았던 추억이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오늘 옛 추억을 새기며 옆지기랑 동행하여 노인봉을 오른다
산행일시;2011,10.16 09;02~15;36 6시간 34분
산행코스;진고개~노인봉~소금강계곡
누구랑;나 그리고 옆지기
진고개를 출발해 조금 오름길을 하니 가을색은 전혀없고 초겨울일색이다
낙엽은 수북하고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그리고 하늘까지
시간반을 오르니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노인봉에 이른다 동대산쪽으로 비가왔었는지 무지개가 선명하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무지개
오늘 왠지 좋은일이 있을것같은~~~
많은 사람들때문에 겨우 정상석하나 담고 내려오는데 먹구름이 오더니 비가쏟아지기 시작한다
순간 많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며 우비를 챙겨입느라 노인봉이 떠들썩하다
비를 맞으며 고구마와 포도로 간식을 먹으며 긴긴 하산길에 나선다
비는 계속되고 젖은땅과 젖은낙엽이 미끄러워 조심조심 내려온다
나뭇가지사이로 보이는 소금강계곡은 안개속에 묻혀있고 한참을 내려와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니
이제서야 제대로 된 가을색이 나타난다
한참을 더 내려오니 비는 그치고 하늘이 열리며 물기를 머금은 단풍잎이 햇빛이 빛난다 아름답다
이 나무는 500살은 됐나보다 구멍난 곳의 풍경도 멋지다
낙영폭포를 지나고 배가 고파오길래 점심 자리를 찾는다
계곡물소리가 정겹고 단풍이 아름다운곳에 반반한 돌이 있어 그 돌상에 가져온 음식을 펴 놓고 막걸리를 곁들인 점심을 먹는다
배가 부르니 단풍은 더 곱게 보이고 좀 더 내려오니 멋진 폭포가 반겨준다
백운대에 오니 바람이 몹시 불어댄다 하얀 구름이 빠른속도로 움직이더니 파란하늘을 보여준다
저런 파란하늘 봐본지 참 오래다
만물상을 지나면서부터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오늘 서울 갈수있으려나 모르겠다
이렇게 산행은 끝나고 강릉을 가려 버스를 기다리니 한시간이있어야 온단다 택시가 있기에 물어보니 강릉까지 삼만원이나온다고한다
돈아까워 기다리다 버스타고 강릉터미널에와 미리예매해둔표를 받으니 약간 여유가있어 초당순두부로 이른저녁을 먹고 동서울로 향한다
오늘 눈 얼음만빼고 다본 산행이었다 강한 바람 비 안개 무지개 그리고 단풍 사람 등등
와이프랑 산행한 오늘 산행 또 한장의 추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