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방산
계방산을 찾아가기 위해서 남부터미널에서 07시 정각 출발하는 진부행버스를 탄다 요금12200원
7~8명되는 승객을 태우고 1시간50분을 달려 진부터미널에 내리는데 잔뜩 흐린날씨에 눈발이 날린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 매표직원에게 운두령가는 표를 달라하니 오늘은 그 버스가 운행을 안한다고 한다 눈이 와서 못온다고 연락이 왔다고 ~~
모처럼 계방산을 갈려고 새벽일찍 이렇게 왔는데 이런 낭패가 있나
참고로 이곳 진부터미널에서 운두령가는 버스는 09시30분과 13시30분 17시정각 세차례 있는 내면행 버스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그냥 갈수는 없고 횡계를 가서 선자령을 갈까 제왕산을 갈까 아니면 이곳에서 출발하는 오대산가는 버스를 타고 오랜만에 오대산을 갈까 궁리중인데 장용기한테 전화가 온다
형 지금 어디세요 응 나 계방산갈려고 진부왔는데 눈이와서 버스가 운행을 안한단다 하니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계방산 갈려고 이곳에 왔다고하며 지금 운두령정상에서 라면먹고 있으니 택시타고 오라고한다
택시를 타고 눈내리는 도로를 달려 운두령정상에서 일행들을 만난다 택시비 28200원
반갑게 인사나누고 커피한잔씩 마신후 나 포함 다섯명이서 산행시작한다
산행일시;2016.02.14 09;50~14;55
산행코스;운두령~1492봉~정상~주목군락지~노동계곡~이승복생가~삼거리
누구와;나 장용기 염한진 김청호 김창식
산행시작점인 운두령정상이다 자동차로 오를수 있는 고개길중에서 만항재다음으로 높은 1082m큰 고개로 평창군 진부에서 홍천군 내면으로 넘는 고개이다 구름이 넘나든다는 운두령 시간이 10시가 된 시간이라 많은 사람들과 산악회버스들로 고갯길이 미어터질지경이다
오대산 국립공원 안내도를 보고 오늘 산행코스를 잡고 긴 나무계단을 오르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계단을 올라서자 고산임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나무마다 눈꽃이 피어 터널을 이루고 살갗에 닿는 찬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든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는지 싸락눈 내리는 산길엔 눈길과 흙길이 번갈아 나타나고 짙게 낀 안개때문에 오늘 조망은 기대하지않고 그저 걷기만 한다
눈꽃을 보며 눈꽃터널을 지나며 어렵지않게 헬기장에 도착한다 역시나 짙은 안개로 조망은 제로이고 세찬 바람으로 온몸을 움츠리게 만든다 역시나 고산다운 칼바람이다
이곳 운두령으로 오르는 길은 고도를 480여m정도 높이는 곳이라 비교적 어렵지않게 오를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아닌게 꾸준한 오름을 세번정도는 해야 운두령정상에 닿는다 오를수록 쌓여있는 눈도 많아져 앞사람을 비켜갈려고 잠깐이라도 발을 헛디디면 무릎이상으로 빠지게된다
1492봉오르기 조금 전이다 안개는 짙게 끼어있지만 사방으로 나무마다 눈꽃이 화려하게 피어 아름답고 도시에서 느껴보지못하는 맑고 깨끗한 알싸한 공기가 한없이 몰려들어온다 이러한 바람맛에 이런 산에 찾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찾았지만 어렵지않게 1492봉 전망대에 섰다 바닷속 해초같은 나무에도 눈꽃이 피어있고 크리스마트트리만 걸면될것같은 멋진나무에도 하얗게 눈꽃이 피어있다 안개가 짙게끼어 있어 그냥 무채색이라고 해야하나 고요함속의 포근함이라고 해야하나 조망이 없어 아쉽지만 또 이런날은 이런맛에도 나름 운치가 있다
짙게 낀 안개속에 찬바람을 맞아가며 한걸음 한걸음 옮기다보면 두고 온 도시의 흔적은 잊어지게된다 고민과 근심도 잠시 잊어진채 묵묵히 발걸음을 하며 모든 생각을 잊어본다 그냥 걷기만 할뿐 이렇게 안개짙게 낀 날은 조망이 없는 대신 마음의 고요를 느낄수 있어서 좋다
이제 1km가면 운두령정상이다
고도를 높일 수록 나무들은 키가 작아지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눈꽃이 피어 사슴뿔같은 모양을 한다
오늘 정말 산객들이 많다 어제 그제 연일 비가 오고 오늘 버스타고 진부에 올때만 해도 계속 비가 내렸었다 택시타고 오면서 싸락눈이 내리기 시작했지만 대체로 날씨가 안좋아서 오늘 산객들이 없는 조용한 계방산을 찾을거라 생각하고 왔는데 역시나 겨울명산은 명산인가보다
무채색의 하늘바탕에 무채색의 눈꽃이 피었다 그 옆을 지나는 산객만 없다면 그저 흑과 백의 색이라고 할까 그저 포근하고 평온한 느낌이 드는건 하얀눈이 우리에게 주는 편안함때문이겠지
운두령에서부터 세번정도의 오름을 한 끝에 큼지막한 돌무더기가 있는 계방산 정상에 선다 1492봉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많아도 너무많다 정상부가 그런대로 넓직해서 그렇지 사람들에 밀리고 밀릴판이다
계방산은 계수나무계자에 꽃부리방자를 써서 계수나무 향기가 나는곳이라고한다 예전에는 계수나무가 많기도 했다고 ~~계수나무향은 첫사랑의 설렘처럼 그 향기가 달콤하다고 ~~
그러나 오늘의 정상부는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 잠시라도 서있지를 못하겠다 정상석을 인증하느라 길게 줄을 서있고 잠깐의 사이에 재빨리 정상석만 인증한다 안개낀 사방을 둘러보며 설악산을 어디쯤 오대산은 어디쯤일까 마음으로 헤아려보며 같이 간 일행들의 정상인증 시간을 기다려준다
계방산은 우리나라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고산이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은 다섯번째이고 온갖 야생화와 많은 수종의 나무가 자생을 한다 산삼도 많이 나 심마니들도 많이 찾는 산이라고
너무 추워서 오래있지도 못하겠다 이제 추위가 풀린 꽃피는 봄에나 와봐야겠다 마음먹고 내려서기로 한다 대개 많은 산객들은 정상석 바로앞에있는 지능선길로 내려선다 그 바람에 주목군락지가 있는 길은 생각보다 한산하다 우리 일행은 주목군락지로 향하며 정상에서 조금 내려온 바람막아주는 평온한곳이 있어서 각자 준비해온 음식으로 점심을 먹는다
간단하게 음식을 먹은 후 다음에 다시올 정상을 한번 뒤돌아보고 주목군락지로 향하는데 운두령에서 오를때보다 눈도 더 많이 내리고 쌓여있는 눈도 가득하게 느껴진다
이제 능선과 갈라지며 자동차야영장방향으로 심한 경사에 눈쌓인 길을 내려서게된다 어찌나 미끄러운지 단단히 찬 아이젠도 밀릴지경이고 마음같아선 미끄럼을 타며 내려서고 싶지만 행여라도 튀어나온 돌에 엉덩이 꼬리뼈라도 다칠까봐 혹은 주목들이 내려다보는것같아 그만둔다
이제부터 천년주목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주목들에도 가득가득 눈이 덮여 그 고고한 멋을 더하고
조심조심 아래로 향하면서도 많은 주목들을 볼수가 있다
계속되는 급경사를 내려서자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포근하게 덮여있는 눈덮인 계곡을 보자 마음의 평안이 찾아든다
이제부터는 자동차야영장으로 향하는 계곡을 걷는다 게곡이 얼마나 깊은지 이 겨울에도 물소리가 크게 들리고 얼어있는 뒤로 많은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수가 있다
내려가는 산객하나 없이 조용한 눈덮인 계곡 길~~나는 이런길이면 하루 종일도 걸을 수가 있다 아무 생각없이 또는 이런저런생각하며
계곡을 만나면서 물소리 들은지가 오래인데 아직도 자동차 야영장이 3km를 내려가야된다 이 계곡의 깊이를 알수있다
이제 고도를 많이 내린 탓인가 운두령정상에서부터 아무것도 볼수 없었던 산풍경이었는데 이제서야 가까운 능선쪽으로 시야가 조금 열린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멋진 다리를 만나고
또는 얼음위로 많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기도 한다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낙엽송숲을 지나기도 하고
고운 여자의 고운 살결같은 이 나무는 ?
몇번의 계곡을 건너며 양말이 젖을까 조심했는데 거의 다 내려온 이 지점에선 여러사람이 그만 흐르는 물을 건너며 양말을 적시었다
이 계방산이 오대산국립공원에 편입된지가 4~5년은 된것같은데 이렇게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없으면 여름에 폭우라도 쏟아진다면 이 노동계곡쪽으로의 하산은 매우 위험하겠다
이제 자동차 야영장에 내려섰다 내리던 눈은 더욱더 굵어졌고 밟고가는 길에는 새로운 눈이 더 많이 쌓여있다
반공의 발상지 이승복생가를 만나고
그날의 참상이 어땠을까 되뇌어본다 분단된 나라의 가슴아픈 현실에 착작하기만하고
산행시작 다섯시간 반만에 많은 산악회버스들이 줄지어 서있는 도로에 내려선다
미리 예약해 둔 음식점에 들어가 맛난 송어회무침에 주전자 막걸리로 뒤풀이를 하고
네명이서 온 동료들의 승용차에 낑겨타고 서울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