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안동 학가산을 찾아간다
지금은 헐려 없어졌지만 처가집의 툇마루에 나와 산병풍이 늘어선 끝으로 덩치가 꽤 커 보이는 산이 보이는데 학가산이라고 했다 처가집을 오고갈때 항상 그 산이 보여져 언제고 한번 가본다 한것이 이제서야 발걸음을 하게 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7시30분에 무정차 안동행을 탄다 요금 16500원 중간 천등산휴게소에서 10분정도 쉬었다가 다시 출발해 안동터미널에 도착을 하는데 딱 세시간이 걸린다 10시30분도착
들머리인 광흥사가는 77번버스가 하루에 두번 있는데 이미 떠났고 터미널옆에 서 있는 택시로 이동하게된다 시내를 빠져나가 좁은 산길로 한참을 올라가니 광흥사가 나오고 조금 더 올라가 천주마을 시내버스회차장앞에 내린다 택시비 14000원
버스정류장에서 산행준비를 하고 왼쪽에 몇집 안되는 천주마을을 낀 채 산행 시작한다
산행일시;2017.07.17 10;57~14;05
산행코스;천주마을~동학가산성터~mbc송신소~유선봉~국사봉~애련사
누구와;나 혼자
택시에 내려 버스정류장벽을 들여다보니 이곳에 오는 버스시간표가 적혀있다 안동역에서 08시45분이면 서울에서 아무리 일찍 온다고 해도 이 버스를 타기는 어렵겠다 여기서 나가는 버스가 세시에 있으니 아침에 일찍 와서 택시를 이용하고 갈때는 세시차를 이용하면 되겠다
산행은 버스회차점을 지나자마자 학가산천주마을 입석옆으로 산길이 나 있다 한동안 왼편으로 몇채 안되는 천주마을의 풍경을 보며 오르게되고 이내 숲속으로 들게된다
좀 어두컴컴할 정도라 싶게 숲이 울창하다 어제 비가 많이 내렸었는지 물 흐른자국이 아직많이도 있고 젖은땅 밟느라 산길이 참 폭신하다 오늘 처음 찾은 이산 오늘은 나에게 얼마큼 아름다움을 선사해줄까 하면서 걷는데 왼쪽으로 안내판과 함께 오른편으로 넓직한 바위가 나타난다 마당바위라고 안내돼있고 그 크기가 정말 마당과도 넓다
마당바위는 천주마을 주민들에 의하여 불리어진 이름으로 옛날부터 나무꾼들의 쉼터로 이용되었으며 장정 스무 명 정도는 능히 앉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이다 한때 무속인들에 의해 신앙의 대상이었던 바위이지만 현재는 학가산 남쪽 능선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의 좋은 쉼터가 되고 있다
마당바위를 지나 조금 더 오르자 신선바위표시가 나온다 그 방향대로 가 보는데 삐죽히 불쑥 서 있는 엄청 큰 바위를 만나게 된다 신선바위란 표시는 없고 그 아래 밧줄을 매어놓은 길이 있어 올라가보는데 길이 희미하다 바위가 미끄러워 다시 내려와 정규등로를 올라간다
오르면서 몽글몽글한 바위무리들을 만나 이런 바위들은 어디서 왔을까 궁금했는데 조금전 올랐었던 신선바위에서 떨어져 나온것 같았다
학가산의 정상이 국사봉임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계속 나온다 이왕이면 거리표시까지 있었으면 처음 찾은 산객들한테는 고마울텐데 ~~
숲이 촉촉히 살아있다 아직도 잎은 젖어있고 땅에서는 특유의 흙냄새가 올라온다 주위에서는 온갖 새들의 소리가 들려오고 가끔씩 들어오는 햇빛은 젖어있는 나뭇잎을 더욱더 영롱하게 비추어 보석처럼 빛난다 마냥이라도 걷고 싶을 정도로 좋은 구간이 나온다
신선약수에 도착을 한다 돌담쌓아 만들어 놓은 약수터 옆에는 학가산 등산로 안내도가 서 있고 뚜껑을 덮어놓고 그 위에 작은 바가지 두개를 얹어놨는데 바가지를 치우고 문을 열어보니 글쎄 ~~그냥 지나친다
신선약수를 지나자 고도를 더욱더 높이게 되고 처음으로 아래가 열려 조망이 되는데 우와 가슴이 탁 트이게 저 멀리까지 조망이 된다 오늘 멋진 조망이 이루어질것같은 예감이 강하게 밀려오고 하늘엔 아직 구름이 많이 끼어있지만 어제부터 내렸던 비로 오늘 시야는 괜찮은 편이다
조금 전 신선바위위를 오르다 포기하고 정규등로를 올랐는데 이곳에 와서 보니 신선바위표시에 초보자는 우회하라고 나와있는걸 보니 위험은 한것같다 혼자하는 산행 괜히 사고라도 나면 도와줄 사람없어 항상 조심하는 편이다 이렇게 우회해서 정규등로를 올라도 전혀 후회되지않는다
신선바위위 조망터를 지나자 소나무향이 짙게 나오는 숲을 지나게된다 어제 내린 비로 아랫둥이가 젖어 더욱 더 강하게 보이는 소나무가 연이어 이어지고 그 크기도 꽤 큰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난 언제나 이렇게 솔잎 쌓여진 산길과 소나무숲이 이어진 길을 아주 좋아했다 춘천 명봉에서 구봉산으로 향하던 길에서도 길게 이어지던 소나무숲의 아름다움을 잊을수가 없다 솔잎이 떨어져 산길에 쌓인 길을 밟으며 걷는 맛은 너무나도 좋다
그 소나무숲을 지나 가파른 곳을 오르니 동학가산성터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서 있다 한번 읽어보고 그 주위를 둘러보는데 정말로 기와조각도 보여진다 안동의 유명한 향토지인 영가지의 기록에 의하면 학가산에는 두개의 산성이 있다고 한다
소나무가 서 있는 절벽끝에는 누군가 한쪽 끝에 쌓아놓은 돌탑도 볼수가 있고 지금부터 산길은 더욱더 거칠어진다 밧줄을 늘여놓은 구간도 두어군데 나오고 점점 산길이 거칠어지며 고도를 높인다
다시 또 소나무 숲을 지나게되고 마침 햇빛이 들어와 붉게 빛나며 더 강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이제 애련사에서 올라오는 길목을 만나고 오늘 정상인 국사봉을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와서 애련사로 내려갈 생각이다
이곳 또한 거리표시가 없다
양쪽으로 커다란 소나무가 버티고 서 있는 중앙으로 길이 나 있는데 엄청 가파르다 겨울에는 참 위험하겠고 마침 굵은 밧줄이 걸려있어 그 밧줄을 부여잡고 오르니 대단한 조망터가 기다리고 있다
긴급구조 7번옆으로 아래가 조망되는 조망터가 나오는데 깨끗이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날씨만 조금 더 맑았다면 정말이지 환상적인 조망이 이루어지는 특급 조망터가 될터인데 ~~단풍이 절정일때 혹은 푸르름이 막 시작할때 올라오면 멋진 조망터가 될것으로 보였다
아직 산객하나 만나지를 못했고 철조망 울타리를 끼고 걷게되는데 진행방향 왼편으로 오늘 가야할 유선봉과 정상인 국사봉이 펼쳐진다 철조망울타리를 지나 내려오니 당재로 내려설수 있는 안부가 나온다
산행안내도가 서 있는 안부에서 오늘 처음으로 산객들을 만나 같이 사진을 찍어주고 헤어진다
사면길을 돌아 삼모봉에 이르게 되고 가까이 다가가 보는데 미끄럽고 위험해보여 이내 되돌아 나온다 바로 옆 굵은 로프줄이 매어있는 유선봉을 오른다
유선봉에서는 빙둘러 특급조망이 이루어지고 정상인 국사봉의 우뚝한 바위봉우리가 바로 눈앞이다
유선봉오르기전 안내한 글을 보면 ~~유선봉은 국사봉과 삼모봉 사이에 있는 바위와 소나무가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봉우리이며 학가산의 제3봉으로 사방으로 보이는 조망의 아름다움이 가히 일품인곳이라고 씌여있다 아닌게 아니라 사방어느곳으로도 막힘이 없다 이곳에서 일출을 본다면 그 일출도 황홀할것 같다
유선봉에서 조망을 하고 국사봉방향 바윗길을 조심조심 내려와 바위봉우리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국사봉앞철계단에 선다
국사봉오르기전 계단 앞에도 국사봉에대한 설명이 있어 옮겨본다 ~~
산모양이 날아가는 학과같다하여 학가산이라는 이름을 가졌으며 이 국사봉은 학의 머리 혹은 학위에 탄 신선의 모습이라고 알려져있다 국사봉은 학가산의 7개봉우리 중 해발 882m인 최고봉이다 서 학가산선의 중앙에 위치하여 장군의 지휘소로 쓰였고 정상의 우묵한 바위는 난공불략의 자연 보채역할을 하였으며 나라에 제사를 올린곳이기도 하다고 ~~
사실 이곳에 올라보니 사방이 낮은 언덕처럼 보이는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국사봉은 능인굴과 함께 신라시대 능인대사가 수행하던 불교성지로 알려져있다 또한 국사봉은 2005년 경북도민체전의 성화채화지였다
학가산(鶴駕山·해발 870m)은 안동시 서후면과 북후면, 예천군 보문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주변에 막힘이 없이 우뚝 솟아 있는 산이다. 학이 날아가는 형상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의성의 금성산과 어렴풋이 팔공산도 보이고 소백산 자락의 산들과 청량산이 막힘없이 시원하게 보인다. 남쪽으로는 굽이굽이 낙동강이 흐르고 북쪽으로는 내성천이 백사장을 만들며 유유히 흐르고 있다. 학가산 주변에는 가로막는 높은 산이 없어 조망은 최고를 자랑한다
이 학가산정상에는 많은 방송국의 송신탑과 이동통신 송신탑 군부대 통신탑까지 여러개가 거리를 두고 서 있다 그만큼 주변에 막힘이 없다는 얘기겠다
정상석이 서 있는 난공불락과도 같은 바위에 앉아 멋진 조망을 즐기며 준비해간 음식으로 점심을 먹는다 정상이 넓지는 않지만 산객이 한명도 없어 정상을 온전히 독차지한채 막걸리를 곁들인 점심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 오르기전 안부에서 산객 몇명 만났던게 오늘 산행에서 본 사람들이다 이렇게 멋진 산에 이렇게 산객이 없다는게 이상할 지경이다 수도권에 이만한 산이 있었다면 엄청 붐볐을거라 생각이 들어간다
조금더 맑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때쯤 먹구름의 긴띠가 두껍게 밀려오더니 산과 도시와 구름의 3층계단이 생겼다 카메라 성능이 안좋아 이렇게 표현됐지만 실제로 보는 풍경은 여태껏 산행하면서 처음보는 풍경이었다 비가 쏟아질것같으면서도 그 아름다움이 폭 넓게 펼쳐진다
지금보는 방향은 영주와 풍기 소백산방면인데 반대편과 달리 흰구름이 두껍게 끼어있지만 내려다보이는 조망은 그런대로 깨끗하다
사방 어느곳을 돌아보아도 막힘이 없다 산자락들이 길게 지평선을 이루는 풍경이 너무너무 멋지다 이런 산을 이제 찾았다는것이 후회가 될뿐이다 여태껏 산행하면서 지난해 올랐던 가리왕산이 조망의 으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곳 학가산도 높지않은 산임에도 조망에는 전혀 뒤지지않을것같다
이제 발길을 돌려 내려가야할 시간 ~~아까와는 달리 유선봉을 우회해 돌아와 삼모봉입구에 서 있는데 아까는 보지못했던 서래야 박건석님의 학가산 삼모봉이라는 코팅된 정상지가 나무에 걸려있는것을 본다 몇달전 월간 산에도 나왔던 유명한 님이시다 어느산을 가던지 서래야 박건석님의 표지기가 있는것을 알수가 있다
오늘 마당바위를 지나 올라오면서 나뭇가지사이로 맞은편 뾰족봉우리가 계속 눈길을 끌었는데 여기서 보니 과연 오르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로 뾰족하다
아까 오르면서 봐 두었던 애련사 갈림길에 되돌아 왔다 오늘 진작에 애련사로 갈려고 마음 먹었던지라 미련없이 애련사로 내려선다 역시나 거리표시는 없고
가파른 내리막을 한동안 내려가 조망바위에 오르니 조금전 올랐던 국사봉과 그 옆의 유선봉이 그 옆으로 통신 안테나들이 능선을 따라 일렬로 서 있는 모습이 시원하게 보여진다
애련사로의 내림길에도 소나무숲을 지나간다 아랫둥이가 졎어있어 검게보여지고 위에는 햇빛에 말라 붉게보이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내리막길중에 거의 숲속을 내려왔는데 이렇게 조망이 열리는 곳이 한군에 있었고 잠시 후 아담한 마당을 가지고 있는 애련사로 내려서게 되는데 작은 절 마당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멋지다
마당 끝에서 산아래를 보며 서성이는데 스님 한분이 마당으로 나오시더니 마당 한켠 승용차가 서 있는 곳으로 가신다 나보고 내려갈꺼냐고 물으시기에 그렇다고 하니까 옆에 타라고 하신다 스님은 연세가 꽤 들어보였는데 좁은 산길을 능숙하게 운전하며 내려가는 모습이 한두번 오르내린 솜씨가 아닌것 같았다
스님과 바로 옆에 앉아 쑥쓰럽기도 해서 내가 먼저 말을 꺼낸다 나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1893년 계사생이신 할머니가 계셨는데 절을 다니셨다고 말씀을 드리고 나서 무슨 음식이라도 있으면 꼭 마굿간이나 대문 장독대 뒷간등에 먼저 놓은 다음에 우리들을 먹게했다고 하니 그분들의 공덕으로 자손들이 잘 된거고 이렇게 스님기사를 두고 안동을 나가는거 아니겠냐하면서 웃으신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말씀을 들려주시는데 아무래도 예사스님이 아닌것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안동터미널에 내리며 책을 한권 건네주며 읽어보라는데 글쎄 이 스님은 글을 쓰시는 작가스님이었던것이다 수필가이면서 시인이신 담원 석혜경스님이었다 어찌나 고맙고 감사한지 사례를 하겠다는데도 굳이 뿌리치시기에 꾸벅 인사를 드리며 헤어졌다
애련암으로 감사의 손편지라도 보내야겠다 마음먹으며 동서울행 버스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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