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용하는 산악회에서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의 눈산행을 간다는 문자를 받고 따라가야지 마음먹는다 짦은 낮의 시간때문에 평소보다 30분 빨리 출발을 하기에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 가방을 챙겨 출발장소인 구로디지털단지역에가니 1분도 안돼 버스가 온다 하마터면 못탈뻔했다 신림과 사당 양재에서 산객들을 태우고 안개가 낮게 깔린 고속도로를 달려 이른 시간임에도 차들로 가득한 횡성휴게소 한켠에서 아침을 먹는다 날씨가 생각보다 푸근하고 바람도 약하다 맛있게 아침밥을 먹고 버스는 또 달려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에 도착하니 십여대의 승용차만 주차돼있을뿐 관광버스는 보이지를 않는다 너무 일찍 온 탓인가 조용하다 하산지점인 오목골까지 다섯시간을 준다며 세시까지 내려오면 된다고 하는 대장님의 말을 듣고 행장을 꾸려 눈덮인 산길로 들어간다
고루포기산을 1,0km앞둔 전망대에서 대관령방향
산행일시;2012.12.29 09;35~14;30
산행코스;대관령~능경봉~전망대~고루포기산~오목골~횡계펜션마을
누구와;산악회따라서 나 포함 26명
북적거릴꺼란 예상과는 달리 한적하기까지한 구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주차장에서 버스에서 내린 회원들이 산행 준비를 한다
평창의 명산이고 선자령과 함께 눈산행의 명산인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의 들머리
안개가 끼었지만 산길에 들자마자 많은 양의 눈이 우리 산객들을 반긴다 나뭇가지엔 눈꽃이 피어 아름답다
능경봉으로 가는길에 조망이 트이는곳이 있고 희미하지만 강릉시와 동해바다가 조망된다
가야할 능경봉이 조망되고
올 1월 신년산행지로 찾았던 제왕산으로의 갈림길을 만난다 곳곳이 조망처였고 제왕산에서의 내림길이 유난히 가파랐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새 한해를 마무리하는 산행지로 또다시 이곳 대관령을 찾은셈이 됐다
대관령휴게소에서 이곳 제왕산으로의 갈림길까지는 몇사람의 발자국이 있었으나 능경봉방향으로 산길을 잡자 우리 선두가 발자국을 내면서 가게 된다 눈은 많고 러셀을 하면서 가자니 진도가 좀 늦다 눈꽃터널을 한없이 지나가게 된다
많은 눈을 헤치며 도착한 능경봉에 도착하자 눈을 머리에 인 정상석이 앙증맞게 우리를 반긴다 하얗게 눈을 덮고 있는 백두대간 산자락이 포근해보인다 산릉마다 펼쳐진 눈꽃 정원 눈꽃송이에 사뿐히 내려앉은 겨울풍경이 너무너무 아름답다
능경봉에서 고루포기산으로의 산길은 내림길을 계속해야한다 올라온것만큼보다도 더 길게 내림하는것같다 그러나 오름보다는 훨씬 수월하다 한발만 디디면 미끄러지며 세발 네발까지 간다 엉덩방아도 한번 찍는다
고루포기산까지의 거리가 제법 멀다 많은 눈길을 헤치고 가야하는 이러한 산길에서는 더욱 더 멀어보인다
능경봉에서 긴 내림을 해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는데 오늘 처음으로 햇빛이 눈덮인 하얀숲에 부서져 내린다 순간 눈부심이 일어나고 나뭇가지의 눈곷송이에서는 보석처럼 반짝인다
나뭇가지사이로 지나온 능경봉을 뒤돌아 보고
능경봉을 1,9km지나온 지점에서 따스한 햇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선 채로 간단하게 간식을 먹는다
전망대로의 오름길에 만나는 연리지도 눈을 덮어 쓴 채 지나는 산객들을 맞고 있고
얼마 안가 전망대에 도착한다 대관령휴게소 출발한지 2시간 45분걸렸다
같이 간 회원님께 부탁하여 인증 샷 하나 남기고 겨울 산의 아름다운 풍경에 취한다 많은 산객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려고 힘들게 산행할것이다 철 따라 새로운 산~~겨울은 이렇게 푸르렀던 봄과 아름답게 물들었던 가을을 온통 하얗게 덧칠을 했다 사계절의 끝 산은 이렇게 우리에게 마지막 선물을 한다
이곳 전망대에서 고푸포기산까지는 1,0km약간의 내림과 오름을 해야하지만 지금까지의 산길에 비하면 마음은 한결 가볍게 겨울산을 즐길수 있다 전망대에서 0,5km를 가면 오목골로 내림하는 삼거리에 닿는데 여기서 고루포기산을 갔다가 이 지점으로 되돌아 와야된다 고루포기산에서 그대로 진행을 하면 대간길 닭목령이 나온다 오늘 걷는 이길은 대관령부터 닭목령으로 가는 백두대간길인 셈이다
눈이 참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우리가 오늘 처음 온 산객이라 길을 내면서 올라야 한다 내려올때는 다시 그 길을 따라 내려올 것이고 그러면 러셀은 충분히 될것이다
지르메로 내림하는 이정목을 만나고 이 높은 곳에 어떻게 설치했나 하는 송전탑을 지나면
정상석 대신 닭목령과 능경봉을 안내하는 해발1238m고루포기산 이정목을 만난다 대관령휴게소를 출발한지 3시간 20여분만에 도착을 한셈이다 별로 쉬지도 않고 꾸준히 왔는데도 눈이 많아서인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잠깐씩 해가 비추는가 했는데 먹구름이 몰려오며 순간 어두워지더니 눈이 내려 얼굴을 때린다 오늘 겨울 눈산행 제대로 한다
고루포기산 정상에서 닭목령으로 가는 길목을 알려주는 시그널 리본이 하얀 눈과 갈색 나뭇가지와 조화를 이룬다
다시 되돌아 온 오목골로 하산하는 삼거리지점에서 회원님들을 기다린다 어느분이 가지고 왔는지 머리고기를 새우젖과 함께 내놓아 한점 집어 먹는데 이 높은 산에서 먹는 고기맛이 일품이다 약 10여명이 모여 오목골로 하산을 하는데 그 내림길이 무척 가파르다
처음엔 많은 눈이 쌓였지만 길은 얌전했었다 그러나 능선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무척가파르다 매우 미끄러운 급한 내리막이건만 로푸줄하나 없다 조심조심 쪼그려 내려가기도 하고 뒤로돌아 엎드려 내려가기도한다 그러다 회원님한분이 미끄러지며 십여미터를 날으는듯하더니 팔뚝만한 나무를 분지르며 저 앞 눈덮인 등로 밖으로 몸을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한다 잠시후 일어났지만 큰 부상일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괜찮다고 하신다 가슴졸이며 조심조심하며 내려오는데 지금부터는 한쪽으로 길게 로푸줄이 매어져 물소리가 조용히 들리는 계곡까지 연결이 돼있다 하지만 경사가 심하고 미끄러워 아주 위험하다 앞서 가는 대장님 말로는 여름에도 무척 위험한 구간이라고 한다 다행히 앞서 내려가는 우리 십여명의 회원님들 더이상 부상없이 계곡으로 내려서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후 눈덮인 계곡을 한번 건너고 계곡길을 쭉 따르니 능경봉등산안내도가 서 있는 곳에 도착한다 대관령출발 4시간 30분 걸렸다
이후 지르메 양떼목장입구를 지나고
넓은 길을 따라 걸으니 횡계펜션마을입간판을 지나고
우리들의 산악회버스가 대기중인 산행 날마리인 횡계리에 도착을 하며 대관령출발 5시간만에 오늘 산행을 마무리하고 산악회총무님이 차려주시는 밥으로 식사를 하고 공주 밤막걸리로 산행의 피로를 푼다 어떤 분이 그러신다 일년동안 넘어질꺼 오늘 다 넘어졌다고~~오늘 그만큼 미그럽고 위험한 산행길이었다 하지만 지나온 산길을 보자 해치웠다는 생각에 슬쩍 뿌듯해지며 이어졌던 설경과 짜릿한 성취감이 온 몸을 감싼다
19시 30분쯤 구로디지털단지역에 도착해 동생들의 식구들과 세집이 만나 식사를 하며 올 한해를 생각하고 커가는 아이들 얘기들과 앞날의 우리들의 얘기로 올 한 해를 추억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