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지난 겨울 회사일 하느라 거의 산행도 못하고 새해를 맞더니 어느새 2월이 되며 설을 맞았다
책을 만드는 회사라 개학이 가까워오면서 이제야 바쁜것은 얼추 끝이나고 며칠간이라도 쉴수있는 설연휴를 맞는다
설연휴 첫째날~~ 설 쇠러 가야하지만 우선 산바람이라도 맞아야 살것같아 춘천 도심에서 가까운 명봉을 먼저 찾았다가 집에 가기로 한다
산행일시;2016.02.07
산행코스;거두리종점~샘터~명봉~만천리
누구와;나 혼자
용산역에서 10시열차를 타고 남춘천역에 내리니 11시10분이 조금 안된다
산행이 조금 늦은 시간이라 택시를 타고 거두리종점에 내리니 (7800원)오늘 가기로 한 명봉이 파란하늘아래 길게 산즐기를 늘어뜨린채 홀로 온 산객을 맞는다
설준비들을 하는 거두리 마을을 산에 간다고 뻘쭘히 지난다 복숭아나무가 가득한 마을길을 벗어나면 산으로 들어가는 콘크리트 포장길을 걸으며 오르게된다 뒤돌아보면 허리가 잘룩한 안마산뒤로 삼악산이 희미하고 엷은 안개에 덮인 춘천시내가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
포장길이 끝나면서 산으로 접어들고 왼쪽 산자락으로는 언제 간벌을 했는지 벌거숭이가 됐다 새로이 산길을 정비했는지 기둥과 굵은 밧줄이 산길옆에 나 뒹글고 낙엽송잎이 깔려 폭신한 길을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걷는다
날씨만 좋고 청명했다면 간벌한 산자락 아래로 아름다운 춘천을 내려다볼수 있었을것인데 아쉽다 생각들때 쯤 대룡산 1지점에 도착을 한다
넓다란 공터가 있고 한쪽 끝에는 산뽕나무가 있어 몇년전 그 나무에서 많은 오디를 딸 수가 있었다 재작년 그때 같이 오디를 따 주던 친구는 갑작스런 병으로 우리 곁을 떠났고 그 충격에 나는 한동안 마음앓이를 했었다
그 뽕나무 맞은편 양지바른곳에 누군가가 고인돌모냥 테이블과 빙 둘러 돌로 의자를 만들어 아래를 보며 쉴수있게 해놓았다 옳지 저기서 쉬었다가야지 하며 간식을 먹고 먼저 간 친구생각하며 잠시 앉았다가 일어선다
움푹패인 길을 걸으며 따뜻한 햇살을 맘껏 받는다 불과 3~40여년전 찻길이 생기기전이라 버스가 없던 우리 마을에서 이 길로 거두리를 지나 춘천을 다녔었다 그 때의 이 길은 이제 이렇게 산을 좋아하는 산객들의 탐방로가 되고 이 산넘어 사람들이 살았을까 싶게 길은 좁아지고 움푹 패여있다
샘터에 도착을 한다 아침에 추울것이라 생각해 옷을 많이 껴입고 왔는데 오늘 날씨가 따뜻하고 바람이 없다 여기까지 오름길이 그 닥 어려움이 없는 고갯길이었는데 땀을 많이 흘린터라 샘터에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니 마침 충분히 마실물이 받쳐놓은 작은 바가지를 넘쳐흐르고 있었다
위에 놓여진 다른 바가지로 떠서 목을 축이는데 시원할거라 생각하고 마신물이 웬일인지 그저 차지않은 정도의 물이다 역시나 샘물은 샘물인가 보다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엔 좀 미지한 것이~~
샘터에서는 갑둔리고개를 거치지않고 대룡산으로 가는 길과 갑둔리고개로 오르는 길과 나뉜다 오늘은 명봉만 가기로 하고 나선길이니 갑둔리고개로 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간 고갯길이라 산길은 완만하고 걷기좋게 다져져있다 샘터에서 잠시만 오르면 갑둔리고개에 도착을 하고 여기서 직진하여 아래로 내려가면 나 태어나 자라고 놀았던 마을로 향하고 우측으로 가면 대룡산 좌측으로 가면 명봉과 구봉산 느랏재를 가는 능선으로 이어진다
명봉으로 가는 길도 겨울이라고 하기보다 금방이라도 꽃이 피어날것같은 초봄의 기운이 감돈다 하늘은 한없이 파랗고 따뜻한 햇살이 앙상한 나뭇가지사이로 한없이 파고든다
오늘이 설 전날이라서 그런가 아직도 산객을 만나지 못했는데 이제서야 마주오는 산객한분을 만나 서로 지나치며 인사나누고 느랏재로가는 갈림길을 지난다
조금 거칠어지는 그러나 전혀 위험하지않은 막바지 오름을 하면서 춘천의 해와 달이 뜬다는 명봉에 오른다 춘천시내 어디서나 동쪽을 보면 성벽처럼 길게 늘어진 대룡산줄기 왼편으로 삐죽 오른 명봉을 볼수가 있는데 막상 이렇게 올라와보면 춘천봉의산 방향으로만 살짝 보여질뿐 사방이 나뭇가지에 둘러쌓여 조망이 시원하지가 않아 안타까울때가 많다
춘천시에서 잔 나뭇가지만 정리해주면 대룡산에서의 조망보다도 훨씬 좋은 조망이 사방으로 펼쳐질것같은데 올때마다 아쉬운마음뿐이다
길게 뉘어놓은 통나무의자에 홀로 앉아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준비해간 막걸리와 떡으로 점심을 먹는다
햇살이 너무 따뜻해 통나무의자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데 작은 형한테 전화가 온다 사촌형님도 지금 왔으니 어여 내려오라고~~예 갑니다
지난번 올랐던 가리산 쌍봉이 보여져 카메라에 담아보는데 카메라의 성능이 좋지않아선지 선명하지가 않고 순정마루방향으로 내려선다
순정마루로의 내림길에는 유난히 많이 자라고 있는 소나무숲길을 보게된다
그 세월 참 오래도 됐을 거대한 소나무도 만나 껄끌한 나무를 한아름 끌어안고 얼굴을 부벼본다 우주의 기운을 많이도 받았을 소나무를 한참동안 안고있으면 참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소나무는 구봉산으로 이어지며 자주 보게되고 숲을 이룬곳도 만나게된다
명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르게 이어지는곳이 두어군데 있다 빽빽하게 산길을 덮고있는 숲터널을 지나 급경사를 내려오면 춘천시내를 굽어볼수있는 조망터가 나오는데 오늘은 엷은 안개때문에 흐릿하고 조금 더 가면 순정마루 전망대를 만난다
순정마루전망대에 올라선다 안개로 시원스런 조망은 못하지만 분지형 춘천시내를 감싸도는 산줄기들이 선명하고 가까이는 원창고개 오른쪽으로 금병산부터 삼악산 계관 북배 가덕산라인이 성벽처럼 둘러서있다 가깝다고 이렇게 늦은 산행때나 찾는 산이었는데 이렇게 찾으면 새롭고 시원한 조망에 언제나 벅찬 가슴을 느끼게된다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안부로 내려서면서 뒤돌아보면 느랏재고개와 삐죽한 봉우리가 보여지고 저 산넘어에는 내가 나고 자란 산골마을이 있어 자꾸 돌아보게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터벅터벅 안부에 내려서고 이정목을 만나는데 예전의 그 이정목은 간데없고 새롭게 이정목이 있는데 만천리로 내려서는 표시가 없다 아마도 골프장에서 이렇게 해놓은 모양으로 내려서면서 보니 사람들이 많이 다니던 길이었는데 낙엽이 수북하다
워낙에 낙엽이 많아 길이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하고
내려서는 곳의 또다른 이정목엔 아예 통나무말뚝만 덩그러니 있는 예전의 이정목을 만난다
그래도 희미하게 길은 이어져 골프장으로 내려서게 되고 만천리로 향하면서 산행을 마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