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엄청난 더위가 이어진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해뜨기전 새벽부터 더운바람이 열려진 창문을 넘어 들어오고 활짝 열려진 창문으로는 오늘의 더위를 예고라도하듯 청명한 파란하늘이 보여진다
병원 문 열기를 기다렸다가 아침 일찍 병원을 다녀오는데 어느새 거리는 이미 폭염이 쏟아져내려 지나는 사람들과 자동차들의 몸에서 더운열기가 쏟아져나온다
잠시 tv앞에서 뭉그적거리다가 아무리 더워도 이렇게 긴긴 여름낮을 보낼수는 없어 뜨거운바람이라도 맞으려 나선다
얼마전 군에간 아들이 신병교육을 끝내고 안산의 모 부대로 자대배치가 됐다는데~~
이 더워에 낯선 부대에서 적응하느라 더위와 싸우느라 고생하고 있을것인데 덥다고 집에서 죽치고 있는것도 미안하기도 해 지도를 검색해보니 부대 주변에 작은 산이 있다 마침 잘 됐다싶어 모처럼 차를 몰고 그 산을 찾아간다
산행일자;2016.08.03
산행코스;꽃빛공원~정상~꽃빛공원
누구와;나 혼자
지도에서 산 주변을 빙빙 둘러보니 산은 작지만 들머리가 여러군데 있다 일단 면허시험장을 네비에 찍어둔채 서서히 인근에 접근을 하고 마침 차를 댈수가 있는 주차장이 꽤 넓어보이는 꽃빛공원으로 들어간다 한여름 폭염이 걸러지지않은채 고스란히 쏟아져내리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밖을 나오니 이건 더워도 너무 덥다 그래도 어쩔건가 왔으니 산속으로 들어가야지
처음 찾아본 꽃빛공원 ~~처음엔 무슨 동네의 작은 공원인줄 알았다 유난히 주차장이 잘돼있다 싶었는데 와서 보니 동네공원이 아니고 흔히 말하는 공동묘원이었다 어쨋거나 일단 낯선동네에 와서 차를 댈수 있는것도 좋고 오늘 올라갈 산도 바로 보이니 그만큼의 수고는 덜은셈이다
차를 세워둔 왼쪽 끝으로 가니 종합안내도가 있는데 흔히 산에가면 입구에 볼수있는 산행안내도가 아니라 묘원 안내도이다 산행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고 울타리 철망안쪽으로 난 계단길을 따라 올라간다 아직 풀깎을때가 안됐는지 계단 사이사이로는 꽤 자란 풀들이 바지자락을 흔들고 안쪽으로 형성된 묘원들에도 풀이 자라 고슴도치처럼 까칠까칠하다
뜨거운 태양열을 고스란히 받으며 계단을 올라 뒤돌아보니 저쪽으로 군자봉인듯한 뾰족봉이 보여지고 그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도로 건너편의 작은 산자락 넘어로도 군자봉비슷한 뾰족봉이 보여진다 뜨거운 태양아래서도 이렇게 시야가 열리니 일단은 기분은 상승
조금더 계단을 오르니 왼쪽으로 울타리가 트여있으나 문은 달리지 않았고 계단은 계속 이어진다 혹시나 계단을 따라 오르다가 울타리옆린곳이 없을것같아 일단 울타리밖으로 나가니 사람들이 꽤 많이 다녔는지 좁지만 길이 아주 선명하다
계단을 오를때와는 달리 일단은 뜨거운 태양을 막아주는 그늘이 있고 걷기좋은 황토흙이 적당히 폭신해 룰루랄라 걷는다 그런데 이길은 다시 또 울타리쪽으로 향하고 이쪽도 틔여있어 울타리안으로 들어가게된다 그러니까 조금전 열려진 울타리로 나가지않고 그냥 계단을 올라도 길은 여기서 만나게되는것이다
묘원맨위쪽에서 울타리밖으로 나오면 차가 지나가도 될듯한 넓은 길이 나오고 이 더위에 어제밤 비가 왔었나 햇빛들어오는 숲이 아주 싱그럽다
계족산의 맨발로 걷는 길과같이 폭신폭신한 황토길이 한동안 이어지고
어느댁의 말끔하게 정돈된 경주최씨묘앞을 지나게된다
오늘 평일이라 그런가 사람하나 만나지못한 조용하고 작은 산이지만 숲속 나무그늘아래 긴 의자가 있어 이 산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구나 생각이 들고
한쪽으로 능선방향으로 오르는 작은 길을 지나니 이제서야 정상방향으로 시설물을 해놓은것이 보인다 쇠기둥을 촘촘히 세워놓고 굵은 밧줄을 이어놨는데 거칠거칠한 돌계단을 따라 오르는 길이 여간 가파르지않다 아무리작아도 산은 산이다 그 거친 돌계단을 따라 오르는데 굵은 땸방울이 쏟아져내리고 등과 허리는 이미 온땀으로 범벅이 된다 주머니에서 작은 손수건을 꺼내 연신 닦아내는데도 어찌나 쏟아지는지 그 수건을 짤 지경이다
이 더위에 이 근방 어디쯤 아들놈 훈련은 어떻게 받고있나 걱정도 되지만 애고 모르겠다 계단 중간에 그냥 털썩 주저앉고 만다 처음엔 작은 산인줄 알고 배낭도 없이 물도 가져가지말아야겠다고 생각했었지만 혹시 몰라 빈 배낭에 카메라하나와 작은 생수 세개를 가져왔는데 만약에 빈몸에 왔더라면 정말이지 탈진에 산악사고날뻔했다 아직도 시원함이 남아있는 물한병을 꺼내 거의 한번에 다 마시고나니 이제서야 좀 살것같다
이글을 보시는 님들이 계시다면 여름이나 겨울이나 아무리 작은 산을 가더라도 기본적인 산행준비는 잊으면 안됩니다
조금더 오르니 갈래길이 나오고 와동과 광덕산입구를 가리키는데 처음와서 어디가 어딘지 알수는 없고 계속 이어지는 거친 돌계단을 오른다
잠시후 정상을 다 왔는지 정자가 하나 보이고 도란도란 얘기소리가 들려온다
진행방향 우측으로는 안산의 어느방향인지 내려다보여지고 낮은 산들이 군데군데 보여지는 조망이 시작된다 안산도 이렇게 작은 산들이 곳곳에 있었다는걸 오늘 이곳에 와서 알았다
정자의 옆을 지나니 몇개의 운동기구가 있고 곳곳에 긴 의자가 있어 예닐곱정도되는 사람들이 쉬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들을 나눈다
산은 작지만 정상부근은 제법 넓고 안산시에서 세운 아담한 정상석도 자리한다 그늘 아래 곳곳에 긴 의자가 있어 누워 잠을 자는 사람도 있고 끼리끼리 이야기나누는 모습들을 보니 이곳 주민들의 운동겸 쉼터가 되는 작은 산이다
조망도 대체로 좋아 빙둘러 주변이 넓게 조망되고 도시의 건물들을 감싸주는 작은 산들이 곳곳에 있어 안산이 이런곳이구나를 느껴본다
작년인가 회사사람들과 차 한대를 가지고 이곳 안산을 지나고 있었는데 어느 누가 여기가 어디냐 물으니 다른 사람이 여기가 안산이라고 대답을 했었다
나는 애써 태연한척 하면서 아~~여기가 안산이야? 음^^내가 안산땅이 5만평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순간 말은 못하고 놀래며 아니 언제 샀느냐 거기가 어디냐 그런데 왜 회사생활하느냐등등 말이 오갈때 내가 언제 땅이 있다고 했어 안산땅 사지않은땅이라고 했지 그제야 말뜻을 알아차리고 사람 놀리느냐고 ~~
날씨는 살포시 안개가 낀채 폭염이 계속되고 주변의 수리산과 그 옆쪽으로 삼성산 등과 서쪽으로 군자봉과 살랑거리는 바다가 햇빛이 반사되는 모습이다 우리 아들 근무하는 부대는 어디쯤일까 가늠해보고 이 더위에 고생할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조망을 즐기며 마침 나무그늘아래 비어있는 의자가 있어 잠시 누워보는데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 시원해서일까 배낭을 베고 깜빡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사람들 기척에 깨어보니 한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군자봉쪽으로 보여지는 바다에는 석양빛이 물들기 시작해 붉으스레해지고 조금 더 있으면 그 모습이 아름다울꺼같아 잠시 기다리다가 그냥 내려서는데 이번에는 계단방향이 아닌 흙길로 내려선다
얼마내려오지않아 처음올랐던 계단길과 만나고 이제부터는 오늘 처음올랐던 길로 되짚어 내려온다 오르면서 못본거같은데 엄청큰 벗나무가 도열해있어 봄에 꽃이피면 참 아름다워 다시 한번 찾고싶어지고
금세 묘역 맨 위에 서게된다
묘역에 내려와 뒤돌아보니 작고 아담한 광덕산이 보여지고 (그러나 막판 오름길은 꽤나 땀좀 흘렸다)
차를 세워둔 주차장으로 내려서는데 이제 뜨겁던 햇살도 많이 수그러들어 뜨겁던 차의 열이 식어있었다
오늘 처음 찾은 안산 광덕산~~아들 부대가 이 근처 어디라는데 면회는 못하더라도 가는길에 위치나 봐둬야겠다